항공기 지연·결항 속출
여행객 이동 각별 주의
올 겨울 미국에 20년만에 닥친 한파로 인해 여행객들의 불편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와 기상당국은 한파로 인해 여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각별한 주의를 요구한 가운데 지난 5일에는 미국 중서부에서 동부 해안에 이르는 지역에서 항공편 운항이 무더기로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항공기 운항을 분석하는 플라이트어웨어닷컴 측은 지난 5일에만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이륙하거나 착륙하기로 예정된 항공편 중 48%가 운항이 지연됐고 7%는 결항됐다고 밝혔다. 시카고의 미드웨이 공항, 필라델리아, 인디애나폴리스, 세인트루이스, 뉴워크, 뉴저지, 디트로이트, 뉴욕 JFK 국제 공항 등 주요 지역의 공항 역시 한파로 운영에 큰 지장을 겪었다.
미 현지에서는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수도배관이 터지며 도로에 물이 차는 등 외출에 어려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항공기의 승객들은 발이 묶여 불만이 쌓인 상태다.
특히 이달 초 주말에는 시카고와 뉴욕 등지에서 활주로 결빙으로 인해 항공기가 미끄러지거나 공항이 폐쇄되는 등 각종 항공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토요일 저녁엔 오헤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중이던 스피릿 항공의 라스베이거스행 항공기가 유도로에서 미끄러졌다. 승객 141명은 무사했다. 운항은 취소됐고 스피릿社는 일요일 아침에 출발하는 운항편을 승객들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토론토에서 승객 32명을 태운 델타항공의 통근용 항공기는 일요일 새벽에 JFK공항에 정상적으로 착륙했지만 활주로에서 미끄러졌다. 론 마르시코 공항 대변인은 “공항은 폐쇄된 가운데 모든 승객들은 안전하게 내렸으며 공항은 일요일 오전에 다시 문을 열였다”고 전했다.
미국 출장을 계획했던 한 미주전문여행사 대표는 “이용하려고 했던 비행편이 기체결함으로 결항됐는데 한파로 다른 비행편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일정에 차질이 있다”며 “관광 및 상용 고객들에 일정에도 많은 영향을 줄까봐 염려된다”고 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조종사 피로 관리 규정’에 따른 조종사들의 근무 시간까지 제한돼 운항에 지장을 초래했다. 제트블루항공사는 이 규정 때문에 한파에 대처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종사들이 규정 시행 전보다 더 빨리 ‘휴식시간’을 갖게 돼 근무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제트블루는 “앞으로도 항공편 결항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각 지역 시와 주의 교통 당국은 추위가 한풀 꺾여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기 전에 도로 제설 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존 도허티 뉴욕시 위생 국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고 고속도로 제설에 가장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비 기자> jyb@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