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양민항의 여객 점유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선과 단거리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 C)들에게 치인데다, 장거리 노선에서는 온라인 외항사들의 추격에 밀렸기 때문이다.
양민항은 수 년째 지속적인 여객 점유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선 이용 총 승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양민항의 분담율(점유율) 비중은 더욱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국제선 승객은 늘었지만 여객 점유율은 20%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전체 이용 승객은 1242만5000명. 지난 2012년 23.5%, 2013년 23%였다가 지난해 점유율이 21.9%까지 하락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상황이 더 암울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내 7개 국적사 가운데 유일하게 여객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 승객수는 1660만명으로, 2년 연속 줄었다. 국제선 시장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지난 2012년 35.6%였던 대한항공의 여객 점유율은 2013년 32.6%, 지난해 29.2%로 2년 사이 6.4%p 떨어졌다.
반대로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올해 12%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외항사 직항 노선 증가로 외국항공사들의 여객 점유율은 2000년 초반 수준인 4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최근 양민항들은 이러한 위기를 인지한 듯 새로운 여객기를 앞 다투어 들여와 장거리 노선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거리 노선에서의 경쟁을 피하면서 중장거리 수익 노선 세팅을 다시 하겠다는 자구책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단거리는 LCC 계열사에 맡기고 장거리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을 소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에 인천을 거점으로 하는 제2 LCC 설립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항공시장 파이가 고정돼 있는데 무리한 외형확대가 도리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A380 5, 6호기를 (한해 앞당겨) 내년에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며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해 급변하는 경쟁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암시했다.
실제로 양민항이 도입하고 있는 대형 항공 기종의 경우 대당 가격이 적게는 2000억에서 4000억대가 넘어가 꾸준한 영업이익이 보장되지 않을시 향후 재정적인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초대형 기종인 A380의 경우 대당 가격이 4500억원 수준으로 대한항공은 이미 10대를 도입한 상황이며,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까지 6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신 기종인 B7 87과 A350도 2016년 이후 각각 10대씩 도입할 예정으로 대당 가격이 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대한항공의 경우 90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5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공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항공산업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기제 확대로 인한 재부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좁은 시장에서 노선싸움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 수요를 장기 예측해 조절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며 “장거리 노선에서 미국, 중국, 중동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이 많아져 국내 항공사가 가격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장거리 노선 확충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얼마만큼 보장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양재필 차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