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최상급 좌석인 퍼스트클래스(일등석)를 대폭 줄이고 그 자리에 비즈니스, 이코노미 좌석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등석 수요가 거의 없는 노선에서 무리하게 일등석을 운영하기보다,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석을 늘려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의지다.
아시아나항공의 결정이지만 이는 최근 외항사들과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외항사들도 장거리 노선에도 일등석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단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외항사들의 경우 일등석 운용의 필요성은 더욱 희미해졌다. 해당국 허브를 경유해 여행하는 승객이 일등석 이용을 원할 경우 출발편에 대해서도 일등석이 일괄 제공되는게 원칙이지만 이 원칙도 깨지고 있다.
일등석 손님의 경우 단거리 구간을 이동해 같은 항공사 일등석으로 갈아타는 것보다 장거리 직항을 이용한 일등석 이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등석 예약은 재벌 총수나 기업 최고 임원이 이용할 정도로 가격대가 높아 대부분 상용수요로 잡힌다. 국내 굴지 대기업 상용 수요는 대부분 양민항이 잡고 있는 상황에서 외항사들이 일등석 손님을 유치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실제 한국발 국제선 중에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중단거리 구간의 경우 일등석은 아예 없으며, 비즈니스석도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노선만 봐도 일등석은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나리타, 하네다 노선 일부에만 있다. 중국 노선 역시 일등석을 운영하는 외항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아시아 주요 지역 역시 대한항공이 몇 개 노선에만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단거리 구간에 일등석이 아예 없고 유럽 및 미주 몇 개 노선에만 일등석을 배치하고 있다. 외항사중에 일등석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 노선의 경우 루프트한자독일항공(LH)이 인천발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노선에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또 에티하드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이 중동 노선에 12개의 일등석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선 항공편중에 가장 많은 일등석 좌석이다.
미주 노선에는 싱가포르항공(SQ)과 유나이티드항공(UA)이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일등석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일등석은 항공사 품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클래스라고 볼 수 있다. 사실 8좌석 중에 2~3좌석만 타도 항공사에게 남는 장사다.
하지만 특별한 공무 아닌 이상 일등석을 이용하는 승객은 많지 않아 대부분 텅 비어간다. 일등석 판매가 부진한 것에 대해 다양한 노력도 해봤지만 항공료 자체가 1000만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기업들도 부담스러워하는게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일등석 폐기와 함께 유행하는 것은 중장거리 노선에 프리미엄이코노미 좌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석 자체도 이코노미 보다 2~3배 비싸기 때문에 이코노미 좌석에 몇십만원만 추가하면 이용가능한 프리미엄이코노미석 장착이 줄을 잇고 있고, 이용률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유럽항공사들의 프리미엄이코노미 도입이 가장 공격적이다. KLM네덜란드항공, 루프트한자독일항공, 터키항공, 영국항공, 에어프랑스, 알리탈리아항공 등 유럽 거의 모든 노선 외항사들이 프리미엄이코노미석을 운영하고 있다. 적게는 15석에서 많게는 70석 넘게 운영하고 있고, 자리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에는 양민항도 프리미엄이코노미석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항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등석-비즈니스석-일반석이 당연하게 여겨졌으나, 요즘은 비즈니스석-프리미엄이코노미석-일반석 배열이 더 유행이다. 프리미엄이코노미석 이용객이 더 늘어난다면 일반석을 줄이고 프리미엄이코노석을 더 늘릴 것이다. 결국 항공사 수익 실속따라서 좌석 배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