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허브공항 메인 항공사의 좌석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주로 미국, 유럽 항공사들의 허브 점유율 집중도가 도드라졌다. 아시아 허브들은 상대적으로 주요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
항공사들의 허브 좌석 점유율은 해당 국가의 대표 국적사로서의 좌석 운용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허브 공항 메인 항공사의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타 외항사들의 직항 개설과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용좌석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주요 허브 공항 중 메인 캐리어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 애틀란타로 델타항공(DL)의 좌석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주요 애틀란타 출도착 국내·국제선 대부분을 델타항공이 담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국적사인 터키항공(TK)의 점유율도 77%로 상당히 높았다. 미국 남동부 마이애미에서는 아메리칸항공(AA)이 67%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미국 항공사들이 자국 허브 공항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나타냈다면, 유럽·중동 지역 항공사들은 전체 좌석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6위를 차지한 루프트한자독일항공(LH)의 경우 허브인 프랑크푸르트에서 65%의 좌석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점유율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중동 UAE(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공항의 경우 에미레이트항공(EK)이 61%의 좌석 점유율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에어캐나다(AC)는 밴쿠버보다 토론토에서 좌석 점유율이 57%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에어캐나다의 다양한 미주 루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밴쿠버 보다는 토론토를 경유해서 여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볼 수 있다. 내년 6월 취항하는 인천~토론토 직항이 나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에어프랑스(AF)는 파리 샤르드골 공항에서 점유율 52%를 나타냈고, KLM네덜란드항공(KL)도 암스테르담 허브 점유율이 51%에 달했다.
현재 인천~히드로 노선을 운영 중인 영국항공(BA)은 히드로 공항 좌석 점유율이 49%로 나타났다. 몇 달전 인천~로마 구간에 취항한 알리탈리아항공(AZ)은 로마에서 점유율이 40% 정도다.
베이징에서는 중국국제항공(CA)이 39%의 점유율로 타 항공사 대비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고, 방콩에서 타이항공 점유율은 36%로 나
왔다. 호주 콴타스항공(QF) 허브 점유율은 35%, 싱가포르항공(SQ) 점유율은 33% 수준이다.
한국 출발 하루 6~7편을 운항하며 일일 단일 노선 최다 공급석을 자랑하는 케세이패시픽항공(CX)의 경우 홍콩 첵랍콕 공항 점유율이 31%로 나타났다. 대한항공(KE)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국제선 총 합산 점유율이 31% 수준으로 케세이패시픽항공과 동일한 수준이다.
LA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UA) 좌석 점유율과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일본항공(JL) 좌석 점유율은 둘다 16% 정도로 높지 않았다.
미국·유럽과 아태지역 허브간 점유율 차이가 큰 것은 미국·유럽 대형항공사들의 규모가 막강하고 아태지역 직항 노선 개설에 공격적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항공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미주·유럽 국적사들의 직항 개설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허브 공항에서의 국적사의 강세는 환승객 유치 가능성과 노선 연결의 편의성을 고루 향상시켜준다.
최근 중국 3대 항공사들의 인수합병이 물망에 오르는 등 아시아 항공사들의 멀티허브 공략과 외항사 대비 점유율 높이기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