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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호 2025년 08월 04 일
  • ‘항공권 직판’ 다각화… 여행사는?

    커지는 B2C 판매… 여행사 위기 고조 / ‘가격 혼란·수익성 하락’ 조짐… 대책 절실

  • 입력 : 2015-11-16 | 업데이트됨 : 18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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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행사 위주로 집중돼 있던 전통적인 항공권 판매 채널이 IT 기술과 여행 트렌드 변화로 다각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선진 여행 시장에서는 간접 판매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다양한 직접 판매 채널이 급증하는 항공권 유통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다. 한국 여행시장도 항공사-GDS-여행사 단일 판매 채널에서 벗어나 최근 직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여행사들에게는 새로운 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



항공사들이 항공권을 판매하는 방식은 크게 직접 판매와 간접 판매로 나눌 수 있다.


직접 판매는 말 그대로 항공사가 제 3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항공권 가격을 협상해 파는 방식이다. 직접 판매는 오피스 판매, 콜센터 판매, 자사 시스템 웹사이트 판매, 상용 전문 웹사이트를 통한 판매 등이 있다.


간접 판매는 제 3자 유통 채널을 통해 거쳐 판매하는 방식으로 여행사 판매, 익스피디아나 인터파크투어 등과 같은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한 판매, PSA 등 협력사를 통한 판매 정도로 나눌 수 있다.


한국시장 항공권 유통 채널은 상당 부분 간접 판매에 집중돼 있다. 간접 판매 비중은 지역별, 항공사별 차이가 있는데, 패키지 물량 비중과 FIT 목적지 성향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인다.


필리핀이나 태국 등 주요 동남아 지역의 경우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간접 판매 비중이 적게는 70~90%에 달한다. 타이완이나 홍콩 등 FIT 성향이 강한 지역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간접 판매 비중이 50% 수준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전체 한국 여행시장으로 보면 대략 60~70%가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판매에 치중돼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항공권 판매 채널은 전통 여행사 위주에서 B2C 채널로의 다양한 분산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00년 초만 해도 전 세계 항공시장에서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판매는 75% 수준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 비중이 계속 줄어들어 현재는 50% 이하까지 내려왔다.


이 빈자리를 메운 것이 온라인여행사(OTA)와 다양한 항공사 직판을 통한 예약이었다. 2000년 초 0% 수준에 불과하던 OTA를 통한 항공권 판매 비중은 20% 이상으로 늘어났고, 항공사 홈페이지 예약 비중도 2003년 3%에서 20%까지 크게 늘었다.


결국 전통적인 여행사 판매와 콜센터 판매는 줄어들고, OTA와 항공사 직판 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여행시장에도 이러한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이 편리함과 효율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혹은 자사 웹페이지 서비스를 강화해 B2C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대형항공사 보다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B2C 전용 사이트를 구축한지 오래고, 직판 비중도 20~30% 이상으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부터 얼리버드 특가 사이트를 만들고 직판 판매 비중을 올리고 있다.


요즘 항공사 직접 판매 채널의 중심에는 모바일도 한 몫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자사 모바일 앱이나 사이트를 만들고 B2C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저비용뿐만 아니라 주요 외항사들까지 모바일 직판에 가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권 유통 시장이 커미션(수수료) 체계에서 수익성 체제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항공사들이 여행사나 GDS를 통해 나가는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고객 예약으로부터 오는 항공권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다보니 수익성 확보에 불이 떨어진 GDS 업체들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에 적극 나서면서 판매채널은 더 다양해지고 있다.


갈릴레오의 경우 네이버에 메타서치 시스템을 연동해 수익을 얻고 있다. 메타서치를 통하면 네이버 검색만으로도 OTA 및 여행사들의 항공권 재고를 쉽게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아마데우스와 협업하고 있는 카카오톡에서도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 친구 등록을 통해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항공권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가격 혼란과 수익성 하락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판매 채널이 B2B 기준에서 B2C로 분산되면서 가격 기준이 모호해지고 단발성 항공권 판매가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GDS사들의 가세로 1%의 수수료에도 항공권을 팔려는 업체들이 몰려들면서 항공권 가격 구조가 혼란스러워지는 부작용도 생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들은 여행사에 제공하는 B2B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B2C 요금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과거보다 이런 경우가 더 많아졌다.


항공사들이 B2B 시장보다 B2C 시장 개발에 더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 항공사들의 직판 판매비중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기고 있다. B2C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당장 여행사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지만, 항공사들의 운영환경이 척박해지는 상황에서 수익이 나는 쪽으로 판매채널을 넓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항공권 유통 채널의 직판 중심의 다각화는 여행사들에게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제로컴(Zero Commission)이후 항공사가 지급하는 VI(볼륨인센티브)에 의지했지만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평균 3%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항공사들의 직판 강화와 OTA들의 강세는 전통 여행사들의 수익성을 더욱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직판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한 장기적인 포석에 나서고 있지만 여행사들의 커미션 중심의 타성(惰性)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항공사들이 직판을 강화하고 VI마저 줄이게 되면 여행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여행사들이 항공사의 진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커미션 체제에서 벗어나 자체 수익성 창출 능력을 길러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숙제가 생긴다.


여행업무취급수수료(TASF) 등을 현실화해야 하지만 이 것 역시 불가능한 상황. 결론은 저가 경쟁을 지양하고 여행 상품 가격을 현실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이제 살기 위해 여행사들을 놓으려고 하는데 여행사들은 여전히 항공권 많이 끊어서 VI 받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앞으로는 커미션 없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얻을만한 다양한 모델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상품 가격도 충분히 수익이 날만큼 올려서 받아야 한다.


이제 커미션으로 여행사와 항공사가 서로 윈윈 하던 시대도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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