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기로 연중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유럽 항공사들이 지난 13일 파리 도심 테러로 크게 긴장하고 있다. 안 그래도 중동항공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유럽 여행 중심지인 파리에서 심각한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여객 실적 급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메르스 여파로 올해 매출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테러로 인항 항공 여행 불안감이 확대되면 자칫 유럽 전 노선 탑승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프랑스 파리는 대표적인 패키지 및 FIT 여행의 출발이자 끝인 지역이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파리를 통한 유럽 인아웃을 기본 패턴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유럽 중심 도시인 파리에서 발생해 항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 및 유럽 당국이 추가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 및 방어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산발적인 테러 위협에 대해 여행객들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여행을 자제하고 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런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대한 광범위한 추가 테러 공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 패키지 및 항공권 시장은 테러 충격 영향이 서서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예약 취소도 5~10% 정도로 근래 들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취소 수수료가 만만치 안음에도 일단 취소하고 보자는 대중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유럽 국적 항공사들에게 예상보다 큰 피해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 위축에 대한 누적 피해가 가중될 소지가 높다.
유럽 시장은 지난 2년간의 인기로 여행사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고, 유럽 항공사들에게도 안정적인 매출을 가져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중동항공사들의 유럽 이원 구간 저가 공세로 인해 유럽 직항 항공사들의 고민이 커지기는 했으나 그동안 풍부한 수요로 인해 손실이 확대되지는 않았다.
일부 유럽 항공사들의 경우 적절한 마케팅 포지셔닝과 현지화 서비스로 운항을 증편하고, 최신예 대형 항공 기종을 도입하는 등 타 유럽항공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일부는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 중이었다.
이번 테러로 인해 한동안 유럽 전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하락하고, 서유럽 중심부를 제외한 남유럽이나 동유럽 대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유럽 직항 선호도가 하락하고 중동항공사를 통한 경유 승객이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동 항공사들을 의식한 공격적인 마케팅 및 가격 경쟁 효과가 한 번에 물거품이 될 상황에 몰린 것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추가 테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 국가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테러 집단들이 런던 등 서유럽 주요 도시를 추가 테러할 수 있다는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서방 국가와 테러 집단 간의 갈등이 심해지면 추가 테러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사 관계자는 “당장 직항 운항에 큰 문제는 없지만, 취소 예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후속 테러 등으로 유럽이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까지 뜨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인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항공편 단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 여행 시장 충격이 장기화될 것이다. 여행사도 항공사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