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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호 2024년 04월 15 일
  • 엉뚱하지만 간절한 상상 ‘저가 패키지 상품’ 경고문구가 네이버에 뜬다면?



  • 김미현 기자 |
    입력 :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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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패키지여행’의 병폐가 잇따라 여러 언론사로부터 조명을 받았다.

 

 

관련 업계에 적을 둔 우리 모두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해 온 고질적인 문제지만 비난의 화살이 죄다 제공자의 심장만을 겨냥하니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다. 개선해야 할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 유통만을 살펴보자. 저가 여행상품이 양산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왜 공급자에게만 묻는 걸까?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는 것일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행정보를 습득하고 직·간접적인 해외여행 경험을 쌓은 여행객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현명하다. 네이버 검색 몇 번이면 패키지 여행상품의 원가를 짐작할 수 있다. 본인이 구매해서 이용하는 여행상품이 얼마만큼 저렴한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말도 안 되게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이용하면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알지만 싼 상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지 않는다. 덮어놓고 싼 상품만을 찾아 구매한 소비자는 서비스 이용에 관련한 어떠한 문제라도 모든 책임을 여행사에게 묻는다.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행객에게도 교육과 학습이 필요하다.

 

 

얼마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를 접한 이후 다소 엉뚱하지만 간절한 상상을 멈출 수가 없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관광객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다룬 매체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이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야생동물보호국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야생동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의 수는 2014년 이후 3년 동안 네 배나 증가했다.

 

 

관광객들은 본인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야기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사진(selfie, 이하 셀피)을 올리는 데 ‘열광’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무분별하게 야생 동물에 접근하거나 포획하는 이들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인스타그램의 대응이다. 2017년 10월 세계동물보호협회(WAP)는 2014년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야생동물 셀프카메라 사진 수가 폭증했으며 이런 행위는 학대라고 지적하며 인스타그램에 동물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인스타그램은 같은 해 12월 관련 해시태그 목록을 작성해 수백 개 단어에 대한 필터링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koalaselfie, #tigerselfie, #slothselfie, #lionselfie 등 야생동물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물로 이동하기 전 야생동물 보호에 관련한 경고 문구가 뜬다.

 

 

[검색하신 해시태그가 동물이나 환경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조장하는 게시물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경고 문구는 게시자와 검색자에게 다시금 야생동물 보호에 관련해 인식케 하는 효과가 있다.

 

 

기자의 엉뚱한 상상은 이러하다. 네이버에서 패키지 상품을 검색하면 기준 이하(먼저 서비스 제공자 및 유관 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각 지역 상품별 기준가를 정하는 등 선행해야 할 여러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의 저가 패키지 상품에는 저가 패키지 상품이 유발할 수 있는 여러 문제 가능성에 대한 경고문이 뜨는 것이다. 한 번쯤은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상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또 어쩌면 그 비정상인 상품 공급자 대열에 속하기를 꺼려하는 여행사들이 늘어날 수도...

 

 

개선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고 때문에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필요하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패키지 여행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여행 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네이버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하는 건 그저 엉뚱하기만 한 상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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