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여행박사(이하 NHN)가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를 갖고 여행사업 종료를 결정함에 따라 여행사업부는 오는 12월말부로 폐업하고, 흑자를 이어가는 호텔사업만 유지키로 최종 의결했다.
하지만, NHN은 2018년 9월 여행박사를 인수할 당시 우호지분 명목 하에 직원 및 거래 랜드사들을 대상으로 한 주당 7~8만원씩 지분을 강매(?), 최소 10억 원대 이상 투자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폐업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NHN은 임시주총을 통해 여행사업부를 폐업시키고, 폐업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 중이다. 폐업에 동의한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가격을 1주당 3908원씩 계산해 오는 10월10일까지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1주당 매수가격은 비상장법인의 특성을 고려, NHN의 2024년 12월31일 기준 공시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및 동법 시행령 제54조 내지 제 56조 동법 시행규칙 제17조의3에서 정한 평가 방식에 따라 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당시 1주당 7만원 1억 원 어치 주식을 매수한 주주들은 이번 임시총회에서 결정한 1주당 3908원 지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억 원을 투자한 랜드사 대표들은 폐업을 미끼로 한 주당 5%대에 해당하는 500만원만 돌려받게 되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NHN은 2018년 여행박사 인수당시 거래 랜드사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를 요구했고 유럽, 동남아, 일본 등 대부분의 지역 협력사들은 거래유지 및 원활한 관계를 위해 최소 1억 원 이상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자한 주식은 1여년 전 NHN이 이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당시 매입가보다 약간 높게 사들여 투자자 절반가량은 이미 정산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그 당시 NHN의 미래가치를 보고 참여하지 않은 주주들이 이번에 피해를 보게 됐으며 피해규모가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주식매수청구권에 동의하지 않은 한 주주는 “NHN여행박사가 단순히 여행업만 하는 법인이 폐업을 한다면 주식투자를 잘 못한 본인 책임도 있는 것이지만, 이번 NHN의 여행사업부 폐업은 누가 봐도 다분히 의도가 불순하다”며 “NHN여행박사는 여행사업부외 호텔사업은 지속하면서 여행사업부에 투자한 주주들만 폐업을 볼모로 투자한 주식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인심 쓰듯 고작 몇%를 돌려주는 게 어처구니 없을 뿐 아니라, NHN여행박사가 향후 다른 법인으로 다시 여행업을 하게 되면 내 지분은 살아있을 것 같아 동의하지 않았다”며 “대기업이 겨우 몇 십억 때문에 이러한 유치한 폐업놀음을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NHN 경영진의 책임감없는 뒷마무리가 안타깝고, 피해자들도 서로 신상을 몰라 공동대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씁쓸해 했다.
한편, 2000년 8월 창립한 여행박사는 신창연 창업주가 초창기 ‘펀(FUN)경영’을 통해 일본지역 전문여행사를 시작으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창업 5년 만에 일본여행 1위. 직원수 50배 200명, 매출 100배 성장하며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대표가 초심을 잃은 채 내실보다 이익에 치우친 경영을 하면서 화를 불렀다.
지난 2007년 8월 코스닥 상장사 ‘트라이콤’에 피 인수되는 형태로 우회상장을 진행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리먼브라더스 사태) 여파로 8개월 만에 상장폐지 됐다. 이후 법정관리, 파산 위기를 겪은 후 기적적으로 회사를 재건했지만, 2014년 옐로모바일 인수, 2017년 에스티리더스PE 매각, 2018년 NHN 인수 등 매각과 인수 등이 반복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류동근 기자> dognek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