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 실적이 고유가·고환율 '이중 악재'의 직격탄을 맞고 크게 후퇴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으며 비용 부담이 급증한 여파이다. 2분기 들어 대한항공을 제외한 상장 항공사 전체가 영업적자를 냈고, 전통 패키지 여행사 역시 모객 부진과 비용 증가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로 결제하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5월 역대 최고 수준인 33단계까지 올라섰고, 여행객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 등 상장 여행사 3사의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7381억원, 영업이익은 1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37.2% 증가했다. 다만 이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매출 호조를 기록한 롯데관광개발의 상반기 영업이익 802억원이 반영된 영향으로, 순수 여행 알선업 부문은 온도차가 뚜렷했다.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액은 12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65% 급감했다. 중고가 기획상품 총거래액(GMV) 비중이 약 55%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적자는 면했으나, 항공사의 동남아 노선 축소 영향 등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모두투어는 2분기 매출액이 2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4% 급감하며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5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최근 회사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조직 쇄신에 나선 것도 이런 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항공업계의 타격은 더욱 컸다. 상장 항공사 6곳의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16조1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327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9.2% 급감했다. 당기순손익 역시 약 375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당기순손익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 2618억원을 내며 2분기 영업 흑자를 지킨 유일한 항공사였으나, 유류비 증가 등으로 2분기 당기순손익은 97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영업손실 2880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이 3404억원으로 확대됐다.
LCC 업계 역시 제주항공이 556억원, 진에어가 707억원, 에어부산이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상장사 전체가 2분기 영업적자를 냈으며, 트리니티항공(구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확장 비용 부담이 겹치며 2분기에만 1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제주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690억원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으로는 134억원 흑자를 지켰다.
하반기 역시 국제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여행수요가 몰릴전망이다. 상품 고부가가치화와 비상경영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는 대응, 노선 효율화 등 각사의 자구책 성과가 실적 개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소정 기자>gt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