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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역사와 화려한 야경이 공존하는 도시, 충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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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됨 : 2026-04-17 오전 10:09:26 | 업데이트됨 : 44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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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순서:
- 충칭— GPS도 포기한 입체 도시의 경이로움, 조천문 야경, MZ 성지 홍야동리즈바
- 운양무산 — 유리랑교, 용동동굴, 삼국지의 현장 장비묘, 신녀봉, 장강보다 수려한 소삼협의 절경
<충칭=박소정 기자/취재협조=제일투어, 운양현 관광청, 무산현 관광청>

충칭 시내ⓒ충칭홍보공식위챗공주계정
"少不入川,老不出蜀(소불입천, 노불출촉)."
젊어서는 사천에 들어오지 말고, 늙어서는 촉나라를 벗어나지 말라는 뜻이다.
사천은 예로부터 '천부지국(天府之國)'이라 불릴 만큼 물산이 풍부하고 생활이 편안한 땅이었다. 젊어서 이곳에 발을 들이면 투지와 삶의 의욕을 잃을 만큼 안락해진다 하여 경계한 것이고, 늙어서는 좋은 기후와 넉넉한 인심, 편리한 생활이 발목을 잡아 떠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촉나라는 오늘날의 사천 일대, 그 중심에 충칭이 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여러 층으로 얽힌 다리 위를 달리는 버스, 아파트 단지 한복판을 뚫고 지나가는 모노레일, 벼랑 끝에 매달린 집들. GPS조차 두 손 드는 이 도시는 중국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풍경으로 방문자를 압도한다.
총면적 8만 2400㎢, 거주 인구 약 3190만 명. 26개 구·8개 현·4개 자치현 등 총 38개 행정구역으로 구성된 중국 남서부 최대 직할시, 충칭(重慶)이다.
대명절 연휴 7일 동안 1억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 도시는 2022년 '가장 매력적인 도시(魅力之城)'로 선정되기도 했다.
■산이 만든 도시, 다리가 이은 세계
충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 위에 세워진 도시다.
동쪽으로는 호북성·호남성, 남쪽으로는 귀주성, 서쪽으로는 사천성, 북쪽으로는 섬서성과 접해 있다. 그 안에서 장강(長江)과 가릉강 두 줄기 강이 도시를 삼분하며 흐른다.
이 지형이 낳은 것이 바로 2만 6천 개의 다리와 7천 개의 터널이다. 중국에서 가장 복잡한 입체 교차로로 손꼽히는 황각만 입체교차로도 이 도시에 있다. 지형이 워낙 입체적이다 보니 중국 대도시 중 자전거를 보기 힘든 도시이기도 하다.
GPS마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다층 지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다리 하나를 잘못 건너면 1시간을 더 돌아야 하는 이 도시에서 현지 기사들의 경험과 감각은 그 어떤 내비게이션보다 정확하다. 이 도시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자는 운전기사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이태백이 "나는 홍학도 날아오지 못하고 원숭이도 지나오지 못하는 동네"라고 노래했던 충칭은 항전 수도이자 홍암 혁명 정신의 발원지로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도시다.
1997년 직할시로 승격된 이후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발전을 거듭해 온 충칭은 붉은 혁명 전통을 계승하는 도시로서 공동부유 실현을 위한 탐색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중산층이 거주하기에 알맞고 서민들이 함께 잘 사는 도시를 목표로 발전해 온 결과, 베이징·상하이 아파트 가격의 5분의 1에서 8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안정적인 물가를 바탕으로 탄탄한 중산층이 형성되었다.
최근 GDP 규모가 광저우에 근접하며 공동부유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충칭의 밤을 수놓는 야경
충칭시 북동부, 가릉강과 장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조천문부두(朝天門碼頭)는 충칭에서 가장 큰 강변 부두이자 야경의 심장부다.
기원전 314년 충칭의 고대 성문 중 하나로 건설된 이곳은 명나라 시대에 확장됐고, 남송 시대에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됐다. 1891년 충칭이 조약항으로 개방된 후 세관이 세워졌으며, 성문의 기초는 현재까지 남아 있다.
낮의 충칭이 입체 도시의 경이로움으로 압도한다면, 밤의 충칭은 전혀 다른 얼굴로 여행자를 맞는다.
해가 지면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올라선 고층 건물들이 일제히 불을 밝히고, 다층 교량의 조명이 강물에 반사되며 홍콩 빅토리아 하버와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야경이 펼쳐진다.

조천문부두 야경ⓒ세계여행신문
조천문에서 야경 유람선에 오르면 충칭의 스카이라인을 강 위에서 360도로 감상할 수 있어 여행 상품의 핵심 일정으로 손색이 없다. 조천문 야경의 배경에는 단연 눈에 띄는 건축물이 있다.
싱가포르 출신 건축가 모시 사프디가 설계한 래플스 시티(Raffles City Chongqing)는 충칭 시내 최중심에 자리한 복합 건축물로, 8개 타워로 구성되어 아파트·상가·호텔을 아우른다. 높이 354.5m의 이 건물은 충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충칭의 명당 용맥에 초 3개를 꽂아놓은 형상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야경 명소로서의 존재감은 부인할 수 없다.
홍야동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야경 명소다. 충칭 12대 명소 중 하나이자 충칭 최초의 100억 위안급 상업지구로, 장강과 가릉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토가족 전통 건축 양식인 조각루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복합문화상업지구다. 2007년 11월 국가 AAAA급 관광지로 지정됐고, 2018년에는 전국 인터넷 명소로 선정됐으며, 2021년 12월에는 충칭시 제2차 사적지명보호목록에 등재됐다. 밤이 되면 수십 층 절벽을 따라 붉고 노란 전통 등불이 일제히 켜지며 장관이 펼쳐진다.
그 신비로운 풍경이 중국 SNS를 타고 퍼지며 충칭을 MZ 필수 여행지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 됐다. 충칭의 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경일·연말·관광 축제 등 특별한 날이면 조천문 일대 하늘 위로 수천 대의 드론이 일제히 떠오른다. 충칭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론 군집 공연은 빛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충칭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야경 유람선과 드론 공연을 함께 엮으면 충칭 야간 일정만으로도 여행자를 압도하는 상품 구성이 가능하다.
■MZ의 성지, 리즈바역
요즘 중국 MZ세대 사이에서 충칭은 단연 최고의 핫플레이스다.
중국판 유튜브와 SNS에서 충칭을 배경으로 한 영상과 사진이 폭발적으로 공유되며, 연휴마다 전국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도시가 됐다. 그 중심에는 리즈바 경전철역이 있다.

리즈바역ⓒ충칭홍보공식위챗공주계정
오전에 찾은 리즈바 경전철역(李子?站)은 충칭 위중구 리즈바 대로 39번지에 위치한 중국 최초로 상업 및 주거 건물과 공존하도록 건설된 고가 모노레일 역이다. 충칭 도시철도 그룹 유한회사가 관리·운영하며 충칭 도시철도 2호선이 통과한다. 빌딩 한복판을 열차가 관통하는 이 독특한 풍경은 충칭을 처음 접하는 여행자에게 가장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장면으로, 중국 MZ세대의 SNS를 도배한 '인증샷 성지'로 자리잡았다.
현실인지 SF 영화의 한 장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이 풍경 하나가 충칭을 '살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만들어버렸다. 리즈바의 낮과 홍야동의 밤, 그리고 조천문에서 펼쳐지는 드론 공연까지. 충칭은 설명보다 경험이 앞서는 도시다. 낮의 풍경도, 밤의 야경도, 삼천 년 바위(巴?)의 역사도 직접 발을 딛기 전까지는 반밖에 전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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