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을 땐 ‘상생협력’…힘들 땐 ‘각자도생’
전국 1400여개 전판점 ‘나 몰라라’ 방치수준
-
- 게시됨 : 2020-12-03 오후 4:11:39 | 업데이트됨 : 1시간전
-
내년 계약조건은 더 까다롭고
지원 줄고 관리는 더 허술해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감소가 10개월째 이어지면서 고사 직전에 놓인 여행업계는 명퇴와 정리해고 등으로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는 중이다. 이미 하나투어는 2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완전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며, 이달부로 정부지원금이 종료되는 모두투어도 하나투어 뒤를 쫓을 가능성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900여개와 500여개 등 1400여개에 달하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전국 전문판매대리점(전판점) 관리 역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 전판점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전판점들은 본사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상황이 좋았을 때와 힘들 때의 관리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서운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현재 하나·모두투어 전판점들은 자금사정을 견디지 못해 이미 휴·폐업을 한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문을 연 전판점들도 대부분 개점휴업중이어서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 대리점판매 의존도를 줄이고 직판을 강화하는 형태로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전판점들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하나투어는 전판점(공식명칭:공식인증예약센터)을 대상으로 내년도 공식인증예약센터 계약서를 체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체결업체들 중에서는 올해보다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는 볼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 초 대리점 관리에 대해 논란을 빚자, 계약서상에 ‘하나투어’와 ‘공식인증예약센터’는 각각 별개의 사업자이며, 두 당사자 사이에는 대리 관계나 위임 관계, 사용자/피용자 관계, 동업자 관계 등 여하 한 특별한 관계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특히 강조해 놓고 있다.
지난 3월 하나투어 전판점인 모 대표는 코로나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문재앙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재택근무 합니다’라는 안내문구를 대리점 입구에 붙였다가 대통령 비하표현으로 논란이 되면서 하나투어의 대리점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하나투어측은 해당 대리점에 계약해지 및 하나투어 브랜드 훼손에 따른 법적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지만, 대리점에서 발생한 문제를 대리점 잘못으로 결론내리는 것이 과연 본사차원의 적절한 대응이었는가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 전판점 사건을 빌미로 지난해 12월 하나투어의 새 주인이 된 IMM PE측 경영진은 전판점 축소움직임을 본격화 하는 계기가 됐으며, 올 초 1200개에 달하던 하나투어 전판점을 300개로 줄이는 방안도 시장에 급속도로 퍼진 바 있다.
전판점 한 관계자는 “현재 본사차원의 대리점관리를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그냥 내 깔려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잘 될 때는 상생협력하자고 부추기면서, 상황이 서로 어려워지니 이젠 각자도생하자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전판점 모 대표는 “대리점 관리만을 놓고 볼 때 일반 패키지여행사하고 대리점 영업을 하며 승승장구해 온 대형 홀세일러 하고는 사회적 책임감이 다르다”며 “그동안 대리점들로 인해 우리나라 1·2위 여행사가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이럴 때 일수록 판매대리점 들을 다독이고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하나·모두투어 전판점 대표들은 국내 1·2위 여행사로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암흑 속에 갇혀 오가도 못하는 전체 여행사들을 대변해 무게감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 GTN 금주의 이슈
- 스폰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