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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막막’ 현지 가이드, 한국행 선택했지만…
여행객 수요 끊겨… ‘울며 겨자 먹기’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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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김기령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20-03-12 오후 6: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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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수요 끊겨… ‘울며 겨자 먹기’ 귀국
무급 휴가·감봉 속출… 입국 후 대책도 전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거나 심사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에 국내에서 운영 중인 여행사, 랜드사 만큼이나 현지 한국인 가이드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손님이 줄면서 무급 휴가 상태로 지내거나 아예 한국으로 돌아오는 가이드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격상함에 따라 상황이 더 악화돼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도 한계라는 반응이다.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 중심으로 현지 한국인 가이드 수를 파악한 결과, 필리핀 주요 도시에만 총 800여 명의 가이드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에 대략 500명, 클락 150~200명, 마닐라 70명, 보라카이 30명 정도다.
클락 현지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중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으로 돌아온 가이드는 100여 명에 육박한다. 이 관계자는 “현지 여행사 소속 가이드 중 20% 정도는 한국 철수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며 “여행사들도 최소 인원만으로 운영하면서 버티고 있고 무급 휴가 또는 감봉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필리핀은 3월12일 기준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 혹은 방문자만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입국 절차가 까다롭지 않지만 한국인 여행객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에 가이드의 업무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패키지 고객들이 모두 세부나 보라카이로 몰리면서 약세에 빠진 마닐라는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위기를 맞았다. 패키지 위주로 운영해온 현지 여행사들은 무급휴가를 시행해 업무를 중단했다. 화산투어를 진행하던 현지 한인 리조트 3곳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 관계자는 “마닐라 내에 있는 식당이나 스파 등도 점차 줄어들 것 같다”며 “올해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 지난해 70여 명이던 가이드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태국에도 1000여 명에 달하는 수의 가이드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600명 정도는 방콕에서 근무하고 있고 치앙마이, 코사무이, 푸껫, 끄라비 등 방콕 외의 주요 여행지에 나머지 400여 명 정도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국은 청정지역인 치앙마이, 끄라비 등은 현지 분위기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타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태국 정부가 지난 11일부로 한국인 입국 시 48시간 이내 발급된 영문 의사 진단서(코로나19 음성 확인과 지난 14일간 질병이 없었다는 내용 포함)와 보험가입서류를 지참한 경우에만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도록 입국 조건을 상향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태국 방콕, 푸껫 노선을 잠정 중단함에 따라 랜드사들은 항공 요금 책정이 어려워졌다. 태국 상품 판매를 우선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로 가이드 수 역시 타 국가보다 월등히 많다. 지난해 집계 기준, 다낭과 하노이를 기반으로 하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만 3200명이다. 올해는 정확하게 수치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30~40% 정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A.,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로 대표되는 미서부 지역 가이드도 2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미주 전문 랜드사의 한 관계자는 “각 여행사마다 자체 행사하는 가이드 수로 따져봤을 때 200명 정도로 프리랜서나 집계가 되지 않는 가이드도 포함하면 200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여 명이 넘는 수의 미서부 가이드들도 코로나19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시간제 근무 등으로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코로나19 피해가 우리나라, 일본, 이탈리아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인 여행객이 줄어든 것에 따른 조치다.
코로나19로 자국민 이동 제한 조치까지 시행된 이탈리아의 경우 가이드들은 현재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코로나 사태 이전 기준, 200~300명의 가이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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