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신문 로고

HOME > Headline > Focus

‘창립108년’ 최대 위기에 놓인 보잉

‘안전논란/파업’ 등 악재 도미노

  • 게시됨 : 2024-11-14 오전 11:32:26 | 업데이트됨 : 23시간전
  • 트위터 공유버튼 페이스북 공유버튼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공유버튼

 올해로 창립 108주년을 맞은 미국 항공 기업 보잉(Boeing)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주가는 역대 최고가 대비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으며 회사채 등급은 투자부적격으로 내려가기 직전이다. 안전 논란과 파업으로 제품을 팔지 못하는 보잉은 뒤늦게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20년 넘게 외주와 비용 절감에 몰두하던 기업 문화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2018년부터 무더기 악재

 

제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1위 항공기 제작사로 성장한 보잉은 지난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1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문제는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라이언에어의 보잉 ‘737 MAX 8’이 추락, 189명이 사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듬해 3월 10일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같은 기종이 추락해 157명이 숨졌다. 보잉은 2019년 4월에 기체 결함을 인정하면서 운항 금지령에 따른 고객사의 운항 차질을 보전하고, 항공기 인도를 중단했다. 결국 보잉은 같은 해 2·4분기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에는 보잉이 개발한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기기 이상으로 시험 비행에 실패했다. 당시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같은 달 해고됐다.

 

2020년 1월에 CEO로 취임한 데이비드 칼훈은 코로나19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수많은 항공사가 재정난을 이유로 737 MAX 주문을 취소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같은 해 11월 보잉의 최신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의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임시 운항 금지령을 내렸다. 737 MAX는 2020년 11월에 운항 금지가 풀렸지만, 2023년 외주 기업이 납품한 동체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FAA는 올해 1월 알래스카 항공의 ‘737 MAX 9’가 운항 중 문이 떨어지는 사고를 겪자 다시 3주일 동안 운항을 금지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5월 보잉이 2018~2019년 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합의를 어겨 사기죄를 저질렀다며 기소했고, 보잉은 7월에 막대한 벌금을 내고 합의했다. 칼훈은 다음 달 CEO에서 물러났다.

 

미국 정부는 품질 관리를 위해 항공기 생산량을 제한하고, 제조 과정에서 안전 검사를 강화했다. 보잉의 생산 속도는 매우 느려졌으며 항공기를 받지 못한 고객사들은 주문을 취소했다. 보잉은 여기에 각종 법률 비용을 지출하면서 지난 2·4분기에 14억4000만달러(약 1조97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보잉 노조는 켈리 오트버그 신임 CEO가 취임하고 약 1개월 뒤인 9월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오트버그는 경영 정상화를 외치며 지난 11일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한다고 선언했다.

 

 

외주 남발 탓 핵심 역량 잃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범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낸 기고문에서 보잉 사태를 지적했다. 이들은 보잉의 비극이 1997년에 시작되었다고 진단했다. 당시 보잉은 민간 항공기 경쟁사인 동시에 전투기 개발에 능숙한 맥도넬 더글라스를 인수해 군수 분야를 강화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 크게 밀리던 맥도넬 더글라스는 원가 절감에 민감했다. 합병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와 주요 임원들은 기술자 임원이 많은 보잉과 달리 재무 및 회계 전문가들이었고, 상당수가 보잉 경영진에 합류했다. 특히 해리 스톤사이퍼는 제너럴일 렉트릭(GE) 출신으로 잭 웰치 전 GE CEO의 외주 및 원가 절감 전략에 능숙했다. 합병 이후 보잉의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된 그는 2003년 보잉 CEO 자리까지 올랐다. 합병 전 지나친 품질 집착 때문에 생산 속도가 느리고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던 보잉은, 새 경영 체제에서 원가 절감과 효율성에 집착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2000년대 초 787 드림라이너 개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과거 보잉은 최소 동체와 날개는 자체 생산했지만, 신제품 설계와 제조의 약 75%를 50개가 넘는 외주사에 맡겼다. 787 개발에 참여한 외주사들은 기체에 새로 도입된 복합 소재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비용 절감으로 수많은 기술자를 해고했던 보잉은 받은 부품을 조립할 뿐, 외주사를 지원할 능력이 없었다. 도즈 등은 보잉이 다국적 공급망 관리를 너무 과소평 가장 큰 실책은 2005년 동체 제작 사업부 매각이었다. 보잉은 비용 절감을 위해 해당 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여 외주사로 전환했다. 이렇게 탄생한 ‘스피릿 에어로 시스템즈’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숙련공을 대거 해고했다. 그 결과는 737 MAX의 끝없는 기체 결함으로 돌아왔다.

 

 

뒤늦은 품질 관리

 

규제와 파업 등으로 제품을 팔지 못하고 있는 보잉은 당장 현금이 부족해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최대 250억달러(약 34조24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동시에 금융기관에서 최대 100억달러(약 13조8590억원)의 신용 대출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미국 컨설팅기업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1개월 동안 보잉 및 주주가 입은 손실이 약 37억달러(약 5조1285억원)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보잉이 현금을 소진하면서 회사와 주주가 부담할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 자금으로 단기 유동성을 해결하는 동시에 품질 개선에 힘써야하는 보잉은 지난 7월 발표에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를 47억달러(약 6조 4380억원)에 사겠다고 밝혔다. 보잉은 옛 동체 사업부를 다시 자회사로 편입해 생산 시스템과 인력을 통합하겠다며 2025년까지 인수를 마무리 한다고 알렸다. 보잉은 8월에도 차세대 항공기 ‘777X’에서 구조 결함이 발견되었다며 시험 비행을 중단했다.

 

한편 보잉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항공사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잉은 이달 기준 5490대의 항공기 주문이 밀린 상황이다. 미국 항공 컨설팅 업체 에어로다아나믹 어드바이저리 마사 노이바우어 차장은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올해 항공사들은 보잉과 에어버스 생산 문제로 예상보다 19% 줄어든 규모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다. 미국 항공사의 경우 보잉 737 MAX에 의존하기 때문에 1년 전 계획보다 32% 적은 수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항공사들은 주문한 새 항공기를 받지 못하면 낡은 항공기를 수리해서 쓰거나 빌려야 한다. 미국 항공사 업계 단체인 미국항공운송협회(A4A)의 존 하임리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항공사들이 수요가 늘었지만 임대 및 수리비,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GTN 금주의 이슈
광고
AD
많이 본 기사
대형 패키지사 ‘연일 살얼음판’
"먹튀 여행사" 주의하세요
관우클럽, 차기회장에 강찬식대표 선출
업계 권익, ‘힘없는 말’대신 ‘행동’으로 지키겠다
발권실적 2배 이상 상승
괌·북마리아나제도 전자 여행 허가증 도입
이경수 충북회장, 관협 중앙회회장 당선
노랑풍선, 아시아나항공 이집트 일주 상품 출시
내년 ‘PR아마추어 골프대회’ 스케줄 확정
노랑풍선, 일본지사 현지 법인 ‘YBJ’ 설립
이번호 주요기사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인턴십 진행
대형 패키지사 ‘연일 살얼음판’
"먹튀 여행사" 주의하세요
발권실적 2배 이상 상승
하와이 ‘사람들. 그곳. 하와이의 섬들.’
내년 ‘PR아마추어 골프대회’ 스케줄 확정
인바운드는 ‘코로나 이전’ 수준
24년10월 셋째주] 아태지역 항공사별 좌석수 주간순위
노랑풍선, 일본지사 현지 법인 ‘YBJ’ 설립
오시난 케르반그룹 대표, "3년뒤 회장 출마할 것
뉴스레터 신청하기

GTN 주요 뉴스를 메일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