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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오디세이’와 신제국주의 그리고 우리나라의 관광

  • 게시됨 : 2026-08-21 오후 3:11:05 | 업데이트됨 : 2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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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진홍석 / (사)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경영학 박사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시중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보인다.

 

그 논란은 비전통적 캐스팅에 따른 다양성(DEI) 논쟁, 역사적 고증 시비, 그리고 특수 상영관 티켓 암표 문제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나는 여러 논란 중에서도 특히 서구 문명의 기원에 새겨진 정복과 팽창의 유전자를 냉정하게 들추어낸다고 본다는 지적에 눈길이 간다.

 

서구인들의 지략이라는 매끈한 포장 뒤에 숨겨진 트로이목마의 학살, 타자를 ‘야만’으로 규정하며 영토와 자원을 수탈하던 고대 지중해의 해양 팽창은 17세기 무장 상선을 앞세운 ‘동인도회사’의 기업형 제국주의로 진화했다. 그리고 21세기 오늘날, 그 제국주의적 구조는 빅테크와 AI 방산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가 주창하는 ‘기술 제국주의’로 변모하여 데이터와 플랫폼을 무기로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


역사적 수탈의 유전자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관광(Tourism)’의 영역에서도 선명하게 작동한다. 거대 글로벌 플랫폼(OTA)과 대자본은 현지 주민의 삶터를 통째로 침탈하고, 발생한 이익과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쥐어짜 밖으로 유출시킨다. 지역 주민은 정작 자기 고향에서 쫓겨나거나 하청 노동자로 전락한다. ‘지역 개발’과 ‘경제 활성화’라는 화려한 수사는 과거 동인도회사가 내걸었던 ‘문명화’의 수사와 하등 다를 바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21세기 관광 제국주의’의 생얼이다.


우리는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타국의 플랫폼과 거대 자본이 짜 놓은 판 위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주권을 되찾을 것인가? 이 문명사적 갈림길에서 우리가 제시해야 할 강력한 대안이 바로 ‘기본관광(Basic Tourism)’이다.


기본관광은 단순히 놀러 가는 휴양 정책이 아니다. 외부 자본과 관광객의 ‘정복과 침략’으로 오염된 관광 패러다임을 해체하고, 지역 주민과 모든 시민의 기본적 삶의 권리를 되찾아오는 ‘관광 주권 선언’이다.


첫째, ‘거주민 주권’의 확립이다. 기본관광은 관광의 중심에 외부 거대 자본이 아닌 ‘지역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놓는다. 지역의 문화와 자연은 소비되고 버려지는 상품이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키고 누려야 할 삶의 터전이다.

둘째, ‘디지털 동인도회사’에 맞서는 공공 인프라와 데이터 주권의 확보다. 거대 테크 플랫폼에 수수료를 바치며 구걸하는 구조를 깨부수고,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 플랫폼과 기초 관광 인프라를 공공재로 제공함으로써 ‘소버린 투어리즘(Sovereign Tourism)’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관광의 ‘사회권적 기본권’ 선언이다. 알렉스 카프식 하드파워나 거대 자본의 논리를 넘어, 관광은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누려야 할 현대 복지의 필수적 기본선(Basic Level)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고대 지중해의 트로이목마에서 근대 동인도회사, 그리고 현대 빅테크와 글로벌 관광 자본으로 이어진 수탈의 역사. 대한민국은 더 이상 타인의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구경거리나 수탈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대한 신제국주의의 물결 속에서, 우리 삶터의 주권을 바로 세우고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향유하게 만드는 ‘기본관광’으로의 대전환.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완성해야 할 가장 확실한 시대적 사명이자 인문학적 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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